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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서점 다녀왔어요.

by 식은카푸치노 2013. 6. 3.


요즘은 책을 온라인으로 구입하지 않게 됩니다.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해지다보니 쌓아두고 손이 가는 책을 잡기보다는 꼭 읽어야겠다 싶은 책만 읽는 식으로 바뀌었거든요. 한 번에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건 이제 어려워요.


그래서 어제 서점에 나가 책들 구경을 하고 그 가운데 두 권을 사왔습니다.


먼저, 독일 뇌과학자가 쓴 책이에요.



크게 기대하지 않고 집어들어 훑어보다가 상당히 괜찮다 싶어 들고 나왔어요. 오늘 하루 2/3을 읽어버렸을 정도로 읽기도 쉬워요. 게임과 성적과의 상관관계, 폭력성과의 상관관계 등 논쟁적인 주제를 인지과학에서 수행한 실험을 근거로 접근하는 책이에요. 실험의 접근 방식에 보완할 부분이 없지는 않고 가끔 심하다 싶은 저자의 주장도 모두 마음에 들지는 않으나 반박하기 어려워요. 실험과 관련한 참조문헌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리고 아래 경제 관련 책을 샀어요.



이 책은 제목 번역이 쓰레기에요. 그대로 번역했다면 '(경제)성장에 대한 고된 탐구' 정도가 될 겁니다. 훑어본 결과 제목에 걸맞는 내용이에요. 그런데 한국어판 제목은 뭐가 이따위랍니까. 너무 선정적으로 바꾸어놨어요. 이에 비하면 윤리학의 배신은 귀여운 수준이죠. 하여간, 얼렁 읽고싶어요.


그리고 필명시러님이 의뢰하신 물리학 책이요.

왜 읽고 싶어졌는지, 그 의도에 충실하고자..... 아래 두 권이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우울증'은 광화문 교보문고에 없었어요. 강남에는 있다는데 거기까지 다시 가기는 어려웠고요. 다만, 온라인으로 몇 가지 확인한 결과 개인적으로는 읽고 싶지 않은 책이에요.

일단, 알라딘에 소개된 아래 구절이요.

요즘이라면 (에밀리) 디킨슨은 프로작 처방을 받았을 것이며, (너대니얼) 호손은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사회공포증 환자로 사는 처지를 한탄했을 테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판사 앞에 소환되어 시민 불복종을 ‘양심에 따른 권리’라 불렀다는 이유로 DSM(『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진단을 받았을 것이다. 19세기 소로와 호손과 디킨슨과 그 밖에 수많은 이는 우리에게 깊은 사색에서 비롯된 지혜를 주었다. 오늘날 정신과 의사들은 우리에게 알약을 준다.


정말 그럴까요? 무슨 처방을 받았을지, 무슨 진단을 받았을지 어떻게 알 수 있지요? 그리고 소로가 법정에서 DSM 진단을 받아요? 이 경우 변호인이 의사로부터 진단서를 받아와야 합니다. 피고의 정신이 올바르지 않으니 정상 참작을 부탁하려는 목적으로요. 판사는 정신병을 진단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받는 거죠.

서평도 찾아봤는데 알라딘에는 얼마 없는데다 칭찬 일색인지라 아마존에 가봤어요. 재미있는 걸 봤는데 'Is It You, Me, or Adult A.D.D?'라는 책을 쓴 사람이 비판을 했고 여기에 다시 비판을 하면서 코멘트가 길어졌더군요. 이 양반이 한 비판의 요점은 이래요.

1. 논리의 비약이 심하다.

2. 저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

3. 근거 없이 나불대지 말아라.

http://www.amazon.com/review/R1TXUHMO3WX4FB/ref=cm_cr_pr_cmt?ie=UTF8&ASIN=0300124465&linkCode=&nodeID=&tag=#wasThisHelpful

책은 보지도 못했지만 저는 여기에 동의합니다. 알라딘에 소개된 약력은 현대 정신의학을 공부한 듯하지만 저자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결과 19~20세기 정신분석학을 공부했다는 거에요. 저는 제가 아는 누군가가 이 책을 읽고 약먹기를 거부하다가 죽기라도 한다면 출판사를 고소할 거에요.



마지막으로, 우울감에서 벗어날 겸 최신 유행곡 하나 듣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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