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독서에 대한 조언
식은카푸치노
2010. 7. 26. 00:58
지난 시간에 잠깐 보여드린 '지의 정원'이란 책이 있죠. 엄청난 독서가로 유명한 두 사람 다치바나 다카시와 사토 마사루의 대담집이에요.
제가 다치바나를 처음 접한 건 몇년 전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였어요. 일본 대학생들의 교양수준이 낮은 이유와 그로 인한 현실을 서술한 책이었고 그 책 덕분에 뭔가 읽지 않으면 점점 바보가 되는 일만 남겠구나라는 생각을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러다 작년인가 제작년인가 다치바나와 관련한 기사를 하나 읽는데 "고전을 읽을 필요는 없다. 최신 잡지나 학술서를 읽으면 된다."라는 말을 했다더라고요. 그래서 다치바나를 비판하거나 최소한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어요. 저도 어딘가 불편했지요.
그러다가 이 책 '지의 정원'을 읽으며 그 이야기를 다시 언급한 부분과 만났어요. 사토 마사루가 이런 이야기를 해요.
"(다치바나씨의) 그런 지적을 요즘 젊은이들이 잘못 이해하면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최소한의 교양을 갖추고 있다는 전제하에 한 이야기인데, 그런 토대가 없는 상태에서 학술논문이나 최신 과학잡지만을 보려고 하니까 문제가 되는 거죠."
이 책에는 다치바나와 사토의 추천도서들이 나열되어 있어요. 각자 200권씩 꼽았고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분포되었어요. 그런데 이런 썅썅바같으니라고, 이런 책들이 최소한의 교양이라고? 지금 시작해서 10년 안에 다 읽으면 다행이겠구먼 이게 무슨 최소한이야.
책들을 여기에 소개하기는 어렵고요, 필요하면 복사해서라도 알려드리지요. 이왕이면 이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셔도 좋아요. 읽을만해요. 전 그냥 앞으로도 열심히 뭔가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다지게 됐어요. 최소한의 교양은 갖춰야지요.
마지막에 다치바나의 14개 독서 기술을 소개하는데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라는 책에서도 소개된 내용이라 아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많이 공감했어요.
지면이 많지 않으므로 메모식으로 기록한다. 일과 일반교양을 위한 독서에 대한 기술이며 취미를 위한 독서는 아님을 밝힌다.
1. 돈을 아끼지 말고 책을 사라. 책이 비싸졌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책은 싸다. 책 한 권 속에 들어 있는 정보를 다른 수단으로 입수하려 한다면 그 몇십 배 몇백 배의 비용이 든다.
2. 하나의 테마에 대해 한 권의 책에 만족하지 말고 반드시 비슷한 책을 몇 권 더 보라. 비슷한 책을 읽어야 비로소 그 책의 장점을 알 수 있다. 그 테마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관점을 얻을 수 있다.
3. 선택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패 없이는 선택 능력을 기를 수 없다. 선택의 실패도 선택 능력을 기르기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하면 싼 것이다.
4.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것은 무리해서 읽지 마라. 수준이 너무 낮은 것도 수준이 너무 높은 것도 읽는 것만으로도 시간 낭비다. 시간은 금이라고 생각하며 비싼 책일지라도 읽다가 중단하라.
5. 읽다가 그만두겠다고 결심한 책이라도 일단 끝까지 한 페이지씩 넘겨 보라. 의외의 발견을 하는 경우가 있다.
6. 속독술을 익혀라. 짧은 시간 안에 대량의 자료를 섭렵하기 위해서는 속독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7. 책을 읽으면서 노트를 하지 마라. 어떻게든 적어 놓고 싶을 때는 책을 다 읽고 나서 노트를 위해 다시 한 번 더 읽는 것이 시간적으로 경제적이다. 노트를 하면서 한 권을 읽는 동안 다섯 권의 비슷한 책을 읽을 수 있다. 대체로 두 번째 방법이 시간적으로 더 효율적이다.
8.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북가이드에 현혹되지 마라. 최근에 북가이드가 유행인데 너무 조잡한 것이 많다.
9. 주석을 읽지 않고 그냥 넘기지 마라. 주석에는 가끔 본문 이상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10. 책을 읽을 때는 항상 의구심을 가져라. 활자로 되어 있으면 모두 옳은 것처럼 보이지만 평가가 높은 책에도 거짓이나 엉터리가 얼마든지 있다.
11. 놀라움을 느끼는 부분(좋은 의미이건 나쁜 의미이건)을 만나면 반드시 저자가 이 정보를 어떻게 얻었는지, 또는 저자의 이런 판단의 근거는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해 봐라. 그것이 적당히 표현된 경우에는 엉터리일 확률이 높다.
12. 무엇인가에 의혹을 품게 되면 항상 오리지널 데이터, 생생한 팩트와 직면할 때까지 그 의혹을 진전시켜라.
13. 번역서 중에는 오역이나 나쁜 번역이 극히 많다. 번역서에서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자신의 머리를 의심하기보다는 오역이 아닌가 우선 의심해 보라.
14. 대학에서 얻은 지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사회인이 되고나서 획득하고 축적해가는 지식의 양과 질, 특히 20~30대에 얻는 것이 그 사람의 이후의 인생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젊을 때는 다른 것을 제쳐두더라도 책 읽을 시간을 만들어라.
1. 돈을 아끼지 말고 책을 사라. 책이 비싸졌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책은 싸다. 책 한 권 속에 들어 있는 정보를 다른 수단으로 입수하려 한다면 그 몇십 배 몇백 배의 비용이 든다.
2. 하나의 테마에 대해 한 권의 책에 만족하지 말고 반드시 비슷한 책을 몇 권 더 보라. 비슷한 책을 읽어야 비로소 그 책의 장점을 알 수 있다. 그 테마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관점을 얻을 수 있다.
3. 선택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패 없이는 선택 능력을 기를 수 없다. 선택의 실패도 선택 능력을 기르기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하면 싼 것이다.
4.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것은 무리해서 읽지 마라. 수준이 너무 낮은 것도 수준이 너무 높은 것도 읽는 것만으로도 시간 낭비다. 시간은 금이라고 생각하며 비싼 책일지라도 읽다가 중단하라.
5. 읽다가 그만두겠다고 결심한 책이라도 일단 끝까지 한 페이지씩 넘겨 보라. 의외의 발견을 하는 경우가 있다.
6. 속독술을 익혀라. 짧은 시간 안에 대량의 자료를 섭렵하기 위해서는 속독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7. 책을 읽으면서 노트를 하지 마라. 어떻게든 적어 놓고 싶을 때는 책을 다 읽고 나서 노트를 위해 다시 한 번 더 읽는 것이 시간적으로 경제적이다. 노트를 하면서 한 권을 읽는 동안 다섯 권의 비슷한 책을 읽을 수 있다. 대체로 두 번째 방법이 시간적으로 더 효율적이다.
8.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북가이드에 현혹되지 마라. 최근에 북가이드가 유행인데 너무 조잡한 것이 많다.
9. 주석을 읽지 않고 그냥 넘기지 마라. 주석에는 가끔 본문 이상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10. 책을 읽을 때는 항상 의구심을 가져라. 활자로 되어 있으면 모두 옳은 것처럼 보이지만 평가가 높은 책에도 거짓이나 엉터리가 얼마든지 있다.
11. 놀라움을 느끼는 부분(좋은 의미이건 나쁜 의미이건)을 만나면 반드시 저자가 이 정보를 어떻게 얻었는지, 또는 저자의 이런 판단의 근거는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해 봐라. 그것이 적당히 표현된 경우에는 엉터리일 확률이 높다.
12. 무엇인가에 의혹을 품게 되면 항상 오리지널 데이터, 생생한 팩트와 직면할 때까지 그 의혹을 진전시켜라.
13. 번역서 중에는 오역이나 나쁜 번역이 극히 많다. 번역서에서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자신의 머리를 의심하기보다는 오역이 아닌가 우선 의심해 보라.
14. 대학에서 얻은 지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사회인이 되고나서 획득하고 축적해가는 지식의 양과 질, 특히 20~30대에 얻는 것이 그 사람의 이후의 인생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젊을 때는 다른 것을 제쳐두더라도 책 읽을 시간을 만들어라.
위의 조언을 읽어보면 좀 이상하죠. 4번과 5번이 모순되는 것 같아요. 6번과 관련해서 다른 글에서는 속독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열중의 문제라는 이야기도 하고요. 그런데 여기만 그런 게 아니라 다치바나의 글을 읽다보면 그런 지점과 종종 만나요.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과감히 횡설수설해버리는 특유의 통찰인 것 같아요.
"여보세요" --- "택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