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고등학교친구들을 만나고
며칠전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아주 친하게 지내던 네 명이 아주 오랜만에 모일 수 있었던 자리였지요. 집에 돌아와 찍어놓은 사진을 보니, 함께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하던 세월이 사진 속에서는 보이더군요.
고등학교때부터면 알고지낸지 20년이 넘었죠. 20년을 알고 지낸만큼, 많은 시간을 함께 했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요’입니다. 우리 넷이 뭉쳐다닌게 고2때부터니까 잘해야 2년정도? 그 뒤로 우리 넷은 각자의 성격만큼이나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는 가치관도, 생활도, 관심사도 비슷할 때가 별로 없었습니다. 때로는 ‘만나고 싶은 친구’이기에 만나는 것인지, ‘친구’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기에 때가되면 적당히 만나야 하는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각자의 가정이 생기면서 만나기는 더 힘들었습니다. 결혼, 출산, 돌 등의 행사때나 겨우 만나고, 만나면 늘 ‘이게 얼마만이야?’라는 말로 시작해서, 헤어질 때면 ‘언제 또 보냐?’라는 말로 헤어지던 우리들.
하지만 내 곁에 있을 땐 한없이 좋다가도 헤어지면 한없이 남으로만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 오랜만에 만나도 바로 어제 헤어진 듯, 같이 있는 동안은 그간 있었던 시간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걸보면, 그런 사람을 ‘친구’라고 하나봅니다.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이기적이면서 부질없는 단지 나만의 바램이지만, 적어도 내가 아끼는 사람들만이라도 너무 많이 아프지 않고, 조금 덜 외롭고, 산다는 것이 숨이 벅차도록 힘들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왔습니다.
그대들 역시, 너무 많이 아프지 않고, 조금 덜 외롭고, 산다는 것이 숨이 벅차도록 힘들지만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내 부질 없는 바램으로...
제 미모에 대한 성형 의혹을 풀기위해, 예전 사진을 스캔했더니 생각했던 것보다 선명하지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