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인간의 욕망이 타자의 욕망이라네요 - 빈집이추워보여서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0. 29. 01:40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
-이란 말에 대해 ‘상처받지 않을 권리’와는 별 상관없이 생각해봤는데...

     지난 주엔가 우연한 기회로 뮤지컬을 봤다. 참 오랜만에 보는 공연... 다소 어색... 근데 공연 내내 한 배우만 눈에 계속 띈다. 주연도 아닌 조연인데... 대사도 별로 없는데, 계속 그 배우한테만 눈이 간다. 그런 것도 욕망에 범주에 들어가나? 어쨌든 관객들의 반응을 보니 이런 사람이 나만은 아닌가 보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우르르 몰려드는 수많은 여성팬들 대부분이 그 배우에게 몰려간다. 서로 촬영하느라 정신없는 걸 보면 이미 여러번째 보는 것임이 팍팍 티난다. 그 수많은 여성 팬들을 보니, 처음 그냥 눈에 띄기만 했을 때보다 더 멋있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집에 돌아와 인터넷 검색을 하니 이미 동영상에 팬클럽에 장난이 아니다. ‘이리 괜챦은 애를 여태 나만 몰랐나?’싶은게 첨엔 본명이나 알고, 어서 뭐하던 애인가 싶던 궁금증이 점점 커진다. 한참 어린 연애인 프로필 뒤지고 사진 다운받느라 두어시간이나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내가 대체 뭘 한거지?
     내가 욕망하는 것을 타인 역시 욕망하고 있는 것을 알 때, 또한 그것을 욕망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때, 그것은 내가 처음 욕망하게 된 양에 비해 빠르게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은 분명한 듯 하다. 한마디로 미친듯이 집착하게 되는거지... 히히

     물론 이 책에선 이 문장은 이런 얘긴 아니다. 화폐를 향한 인간의 욕망에 관한 얘기이지. 그 예로 어린 아이 얘기가 나온다. ‘어린아이가 어머니라는 타자를 인식하게되고, 어머니가 욕망하는 돈은 본능적으로 욕망하게 된다. 자신이 돈은 가지면 어머니가 자기를 욕망하리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어린아이가 욕망하는 화폐는 그 화폐의 고유한 성질에 의해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라는 타자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 아이때부터 화폐에 대한 본능에 가까운 욕망을 배웠다? 혹은 가지고 있다’ 뭐 그런 얘기다. 맞나?
     그 날도 그랬지만 화폐에 대한 본능적 욕망? 화폐에 대한 본능에 가까운 욕망? 에라~ 헷갈려~ 집에 와서 다시 봐도 좀 묘해. 얘기의 큰 흐름과는 상관없이, 작은 것이라도 걸리기 시작하면 괜히 머릿속에 맴돈다. 이건 확실히 병이다. 으~~

     어린아이의 나이를 어느 정도로 잡느냐도 참 애매하다. 책에서 처럼 어머니가 쥐어준 돈을 잃어버려서 혼났던 유년시절을 어린아이라고 한다면, 이 시기에 욕망은 본능의 수준은 아닌거 아닌가? 이땐 이미 화폐를 인식할 수 있는 사고력 상태라고 봐야하고 그렇다면 여기서의 화폐에 대한 욕망이라는 것은 본능이 아니라,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생긴 기억들이 성장하는 어느 시점에서 빠르게 필요이상으로 확대된 것이라고 보아야하는 것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만약 어린아이의 기준은 본능이라는 단어를 적용할 수 있을만큼의 나이, 한 갓난아이 정도의 수준으로 낮추어버리면...??? 나 역시 갓난아이 시절은 전혀 생각나지 않아서 뭐라 말할수 없는데... 화폐의 본능이 단순히 갓난아이 시절에 무의식적으로 어머니가 돈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갖게 된거라면... 이건 너무 무의식이나 본능의 범위로 몰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예도 그렇고 인간의 욕망에 타자의 욕망에 의해 증감한다는데는 동의하지만, 인간의 욕망 자체를 타자의 욕망과 동일시 해도 되는 건가? 뭐 라캉을 잘 모르니 돌아가신 양반한테 따질수도 없고... 하긴 살아계셔도 말도 안통하겠군... 크크크

* 떠도는 생각들
     인간을 나라 한다면, 나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에 기초하고 있다라고 하고... 그럼 반대로 타자의 욕망이 내가 아님을 알면, 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거지? 물론 슬프겠지... 그런데 그 일이 뭔 일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면? 그건 그 이후에 어떤 인식의 범위에서 확대, 재생산된 범주로 보아야하는건가? 아님 기억나지 않을 뿐 기억하고 있는 본능의 범주로 보아야 하는 건가? 아~ 이 쓸데없는 생각의 꼬리들이라니....
     욕망이라는 단어. 그 대상이 사물이나 관념이 아닌 사람일 경우에 참 많이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