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2. 사랑 얘기 두울 - 솔약국집 대풍이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0. 10. 02:55

너무 김간에 신경쓰다보니 ‘사랑’이란 주제가 헷갈린건지도 모른다. 제목이 ‘솔약국집 아들들’이 듯이 어차피 주인공은 대풍이 아닌가? 김간이야 대풍이 파트너이고. 대풍이 입장에서의 사랑을 생각해보면 좀 달라보이려나?

솔약국집 둘째 아들 대풍이. ‘첫째는 장남이라고 대접해주시고, 막내는 막내라고 예뻐해주시고, 남은건 둘째랑 세짼데, 어차피 한 놈은 애정을 받던 말던 별 관심없는 놈이까 별 상관없구, 남은 건 전데, 저도 좀 신경써 주시라구요.’라는게 그의 대사였던 것 같다. 애정에 대한 욕구가 남달리 강한 대풍이. 고만고만한 네 아들들 중에서 조금이라도 눈에 띄고 사랑받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공부도 형제들 중에서 눈에 띄게 더 잘해서 칭찬 받으려고 했을 것이고, 덕분에 명문대 수석 졸업에 의사까지 됬을 터이고. 그는 드라마 내내 화를 내는 적이 거의 없다. 화를 낼 법한 상황에서는 애교섞인 투정으로 대신한다. 딸처럼 조잘거리고 애교도 부리고 그런다. 필요한게 있으면 당당히 요구하기 보다는 살살거리며 조르고, 상대의 비위를 맞춰 필요한 것을 더 얻어내는 것이 그가 살아가는 방식. 어머니에게 사랑받기 위해 그가 택한 삶의 방식이리라.

드라마 초반의 그는 일명 바람둥이. 번지르한 외모와 화려한 말솜씨와 ‘사’자 직업으로 많은 여성들을 사귄다. 하지만 그 역시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욕구와 다 채워지지 못한 애정을 대신 채우려는 것에 지나지 않을뿐. 언제나 감정이 더 깊어지려하면 슬그머니 도망치고 만다. 어느 누군가와 사랑하고 싶었거나, 사랑하고 싶은 대상이 생겨서가 아니라 그냥 많은 여성들에게 꽤 괜찮은 존재로 인정받고 싶었을 뿐.

드라마의 전개때문이었는지 그 또한 어떤 내용이 있어서 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형수가 된 수진이를 향해 약간의 흔들림이 있고, 그로 인해 이러저러하다가 김간과 헤어지고. 헤어지고 나니 이름모를 상실감에 헤메이다가, ‘지나고나니 언제나 한결같이 내곁을 지켜준 그대가 내 사랑이더라. 너무 가까이 있어 몰랐는데 그게 사랑이더라’며 다시만난 김간을 쫒아다니고.. 다시 만나서 한다는 말이 ‘난 집나간 복실 강아지 데리고 집에 돌아갈거다’라는 대사를 날린다. 근데 그게 사랑이긴 한건가?

지가 아는건 복실이고, 지금의 이 사람은 제니퍼인데, 그냥 변한 현재를 과거로 되돌려 놓겠다는 것 아닌가? 누구 좋자고? 지 편한대로?

이런 말에도 김간은 복실이와 제니퍼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뭐 나머지 사람들과 이리저리 어울러 지고... 뭐 그렇게 드라마는 흘러 가고...

아마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은 꾸미거나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것, 그런 상태로 대할 수 있는 사람과의 만남. 뭐 그런 것을 사랑이라고 얘기하고 싶은게 아녔나 싶다. 이것 역시 내 오해였어도 어쩔수 없고.

나란 사람. 사랑 문제에 관한한 참 감에 없다 싶긴 하다. 쉽다는 드라마를 놓고 이리 헤메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