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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책 추천할게요.

by 식은카푸치노 2011. 8. 7.

얼마 전 마돈나님과 통화하다가 다음 책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무래도 브뤼크네르의 책은 만만치 않은 듯하다고요.
생각해보니 그렇더라고요. 근 1년 가량 우리가 진행한 책들과는 좀 다른 성격의 에세이에요. 내용이 어렵다기보다는 그동안 독서에 일종의 관성이 생겼을 거에요. 게다가 브뤼크네르의 에세이는 다른 나라, 다른 시대의 이야기이다보니 와닿지 않는 지점도 많고요.

얼마 전 아래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국내도서] 우충좌돌 - 중도의 재발견   
김진석 (지은이) | 개마고원 | 2011년 7월 
저자 김진석은 철학자에요. 2008년에 나온 '기우뚱한 균형'이 매우 인상깊었기에 이름을 기억하고 있어요. 당시 그 책은 좀 불편했어요. 내용은 괜찮았지만 어조가 불편했어요. 뒤져보니 니체와 관련된 책도 몇 권 썼더군요. 니체의 어조가 좀 싸가지 부실하죠.

브뤼크네르를 추천했던 건 중용이란 걸 함께 생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시오노 나나미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죠. 중용은 중간에 있는 게 아니라 양 극단을 끊임없이 왕복하는 거라고요. 참 피곤한 일이죠. 그래서인지 브뤼크네르의 에세이는 피곤해요.
김진석도 그와 비슷한 지점이 있어요. 하지만, 좀 더 직설적인데다가 우리 현실을 이야기하니 읽기에 좋지 않을까 합니다.

또 한 권은 역사와 관련한 책이에요. 그렇다고 진짜 역사책을 모임에서 읽기는 적절하지 않을 것 같고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책을 추천할게요.


[국내도서] 역사 사용설명서 - 인간은 역사를 어떻게 이용하고 악용하는가
마거릿 맥밀런 (지은이), 권민 (옮긴이) | 공존 | 2009년 11월 
얼마 전 학원에서 난감한 상황에 처할 뻔했어요. 아일랜드 선생과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란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고 하니 그 영화를 이해하냐고 묻더라고요. 영국에 저항한 아일랜드 독립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거든요. 저항군 창설부터 내부갈등까지 묘사하는 영화에요. 제게는 독립군을 다룬 영화라기보다 투쟁이란 상황에 수반되는 정치와 이상의 대립으로 읽혔지만 거기까지 설명할 능력이 없어 간단히 대답했어요. 한국도 일본의 식민지이던 시절이 있었기에 이해한다고요.
선생이 다시금 묻더라고요. 일본 사람 미워하냐고요. 그런데 문제는 제 근처에 일본사람 둘과 베트남사람 한 명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리고 저는 자세히 대답할 능력이 없잖아요? 그래서 짧게 대답하고 말았죠. "It's not my business'.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대충 이랬어요. '나라는 개인은 무언가 보상받을 이유가 없고 용서할 자격은 더더욱 없는데 그저 미워만 한다면 역사로부터 배운 게 없다는 증거일 거다. 역사를 서술하고 그로부터 무엇을 배울지 서로 이야기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고 본다.' 영어가 되지 않으니 참으로 답답하더이다.

그래도 우리끼리는 한국어가 되니 이야기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추천합니다. 괜찮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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