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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참, 웃긴 제모습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0. 29.

혹시, 자신이 스스로 참 재수 없다고 느낀적 있으세요?
오늘, 전, 제가 재수없다고 느껴지더라고요.
맥도날드에서 일한 지 어언 두달, 그곳에서 저는 몰랐던 저의 재수없는 면을 발견하곤 합니다.

알바생들은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요.
고등학생이지만 맥도에서 전화하면 조퇴하고 교복입은 채로 출근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독일 유학갔다온 사람, 미국 유학 갔다온 사람, 게임하는 게 직업이었던 사람 등등
저 또한 특이한 이력에 속하지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1.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가 매니저가 됐어요.
그녀는 가장 왕초보인 제게 잔소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다른 매니저가 잔소리하면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이 친구가 잔소리하면 자존심 상해하는 저를 봅니다. '일도 못하는 게 왜 내게 잔소리야'하는 심정이지요.
근데 가만히 보면 전 그녀를 은근히 무시한 것 같습니다.
그저 매니저로서 한 잔소리일 뿐인데 왜 특히 그녀의 말에 기분상해하냔 말이지요.
내 안의 장유유서 정신, 발견하고는 피식 웃었습니다.

2. 묻지도 않는 말을 왜 내입으로 하냔 말이지요.
"난, 오늘 강의를 간다, 강의하면 맥도 2일치 일당이다. 시급이 적으니 강의를 다녀야겠다" 등등.
내게 묻지도 않은 말을 왜 저는 씨부리쌌는 걸까요?
그건, 난 여기서 일할 사람이 아니다. 여기서 일 안해도 갈 곳있다 등등 뭔가 잘난척을 하려고 했던거 아닐까요?
'난 너희들과 달라' 라는 자만심, 웃겼습니다. 저는 그저 누가봐도 맥도날드 그릴에 있는 나이많은 알바일 뿐인데 말이지요.
내안의 귀천의식, 재수없었습니다.

흠, 타인을 재수없다고 욕만 해댔지, 나를 그 타자의 자리로 놓고 보니 쑤셔댈 게 한두곳이 아닙디다.
다들 잘 계신가요?